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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12월 13일 18:07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황양택 기자] 카드업계가 연말 정기인사에서 대표이사(CEO)를 대거 교체했다. 금리를 비롯해 영업 환경이 변화하는 국면인 만큼 어떤 전략을 취할지도 관심이다. 업계 상위권인 신한카드와
삼성카드(029780)는 디지털 부문을 강조했고, KB국민카드는 재무역량 제고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하나카드는 카드자산 성장을 위해 결제서비스 영업을 강화할 것으로 관측된다.
‘영업’ 강조한 하나…‘플랫폼’ 진화 신한
13일 여신금융 업계에 따르면 전날 진행된
하나금융지주(086790) 그룹 임원후보추천위원회에서 하나카드의 새로운 대표 후보로 성영수 하나은행 부행장이 추천됐다. 성 후보는 하나은행에서 경기영업본부장, 외환사업단장, CIB그룹장 등을 역임했다. 현재는 은행 부행장으로서 기업그룹장과 하나금융지주 내 그룹CIB부문장을 겸직하고 있다.
성 후보는 기업영업과 외환 부문에 대한 경력을 인정받았다. 은행 등 여러 관계사와 협업을 강화해 나갈 적임자로도 손꼽힌다.
이번 인사는 특히 ‘영업’에 방점이 찍혀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하나카드는 올해(3분기 누적 기준)와 지난해 고금리 여파로 영업자산 성장이 정체된 상태다. 올해는 할부금융 자산이 크게 감소했다. 카드 관련 자산에서는 대출서비스 규모가 그대로고, 결제서비스는 증가했다. 카드사 본연의 영업에 집중한 셈이다. 새 대표 체계서는 자사 핵심 상품인 ‘트래블로그’ 영업 강화와 법인카드 시장 확대를 목표로 삼고 있다.
왼쪽부터 하나카드 성영수·신한카드 박창훈·삼성카드 김이태·국민카드 김재관 후보 (사진=각 사)
앞서
신한지주(055550)도 신한카드 대표를 전격 교체했다. 박창훈 신한카드 본부장이 신임 대표 후보로 뽑혔다. 문동권 현 대표에 이어 카드사 출신이 수장 자리를 이어가게 됐다. 박 후보는 특히 부사장 자리를 거치지 않고 본부장에서 대표로 바로 추천됐다는 점에서 파격 인사로 평가된다.
신한카드는 조직의 체질 개선으로 미래 성장동력 확보가 핵심 목표다. 그중에서도 플랫폼 기업으로 발전해 나가는 데 초점을 두고 있다. 여신금융 업계는 카드사나 캐피탈사뿐만 아니라 페이 서비스를 제공하는 간편결제 사업자들과도 경쟁이 치열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박 후보는 관련 업무를 다수 경험했다. 신한카드에서 Code9(빅데이터 마케팅 관련) 추진팀장부터 회원기획팀, 영업추진팀, 신성장본부, Life사업본부 등을 거쳤으며 DNA사업추진단과 pLay사업본부에서 본부장을 지냈다. 현재는 페이먼트(Payment) 그룹 본부장이다. 신한지주는 이번에 그룹 차원에서 계열사 대표를 대거 교체했는데, 주요 방향성으로 미래전략 추진의 가속화를 강조했다.
‘데이터’ 역량 키우는 삼성…‘재무’ 부각되는 국민
삼성카드는 새로운 대표 후보로 김이태 삼성벤처투자 사장을 추천했다. 수장이 교체되는 것은 지난 2020년 3월 이후 5년 만이다. 김 후보는 기획재정부 국제금융국 출신이며 이후
삼성전자(005930)로 이동해 IR그룹 상무, 커뮤니케이션팀 담당임원 전무·부사장을 역임했다. 삼성벤처투자 사장을 맡은 것은 지난해부터다.
삼성카드는 보수적인 리스크 관리 전략으로 자산건전성이나 자본적정성 지표 모두 카드업계에서 최고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업계 1위인 신한카드와 순이익 격차도 줄였다. 이번 인사는 단순 임기 만료에 따른 영향이 큰 것으로 풀이되는데, 삼성카드는 통상 4~5년마다 수장을 교체해 왔다.
신임 대표 체계서는 디지털과 데이터 관련 사업을 더욱 강화해 나갈 예정이다. 삼성카드는 데이터 역량을 특히 강조하고 있는데 데이터 분석에 기반한 마케팅 고도화, 데이터를 활용한 새로운 부가가치 창출 등을 시장 경쟁력 좌우 요인으로 삼고 있다.
왼쪽부터 신한카드, 삼성카드, KB국민카드, 하나카드 (사진=각 사)
KB국민카드 새 수장은 김재관
KB금융(105560)지주 재무 담당 부사장이 맡는다. 김 후보는 KB국민은행 중소기업고객부장과 SME 기획부장, 기업금융솔루션본부장, 경영기획그룹 부행장 등을 역임한 바 있다.
현 이창권 대표가 간편결제 플랫폼 입지를 다지고, 해외 사업에서 활발한 활동을 펼쳤다면 신임 대표는 재무역량 강화에 힘 쏟을 것으로 보인다. KB국민카드는 업계 상위권 경쟁사 대비 조달비용률과 대손비용률이 다소 높게 나타난다. 비중이 높아진 대출성 자산에 대한 관리도 요구된다.
카드사 한 관계자는 “이번 인사에는 각사마다 다른 사정이 반영돼 있다”라면서 “내년 업황 자체는 나쁘지 않고 간편결제와 경쟁이 아직 카드사를 위협할 정도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디지털, 데이터 관련 사업은 기존부터 꾸준히 해왔던 것들로 업계가 같이 발전해 나가는 단계”라고 말했다.
황양택 기자 hyt@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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