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란에서 탄핵까지…대한민국 뒤흔든 11일
피의자 윤석열 탄핵…내란사태 비로소 '마무리'
2024-12-15 17:26:26 2024-12-15 17:26:26
[뉴스토마토 유지웅 기자] 대한민국을 혼란으로 몰아넣은 '내란죄 피의자'를 대통령직에서 몰아내기까지 무려 11일이 걸렸습니다. 계엄군의 국회 난입을 전 국민이 목도했지만, 여당은 수사 결과가 나오지 않았다는 이유로 '내란 수괴'를 옹호했습니다. "끝까지 싸우겠다"던 국군통솔권자 윤석열 씨 발언에 국민은 불안에 떨어야 했습니다. 
 
 
11일 동안 활개 친 '내란 피의자'
 
지난 14일 윤석열 씨에 대한 2번째 탄핵소추안이 가결됐습니다. 1차 탄핵안은 국민의힘이 표결 자체를 거부하면서, 의결 정족수를 채우지 못해 '자동 폐기'됐는데요. 이번엔 국회의원 전원이 투표에 참여했습니다. 
 
거센 비판에 직면한 국민의힘은 마지못해 국회 본회의장에 들어갔지만, 당론은 마지막까지 '부결'이었습니다. 그러나 '탄핵 트라우마'가 '계엄 트라우마'를 이길 순 없었는데요. 윤씨의 직무가 정지되면서, 시민들은 비로소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습니다. 
 
앞서 비상계엄은 선포 158분 만에 국회의 '계엄 해제요구안' 가결로 해제됐습니다. 윤 씨는 "2시간짜리 내란이 어디있냐"며 국민 향해 호통쳤지만, 그 준비는 지난 3월부터 이뤄졌고, 내용도 치밀했습니다. 결국 국회 관계자·시민의 저항, 위법명령을 사실상 거부한 부대원의 양심이 '내란 세력'의 계엄 시도를 실패로 이끌은 셈입니다.
 
그러나 정신건강·심리 전문가들이 윤 씨의 '현실 인식' 능력에 의문을 제기하는 상태에서, 그의 내란은 '현재진행형'이었습니다. 윤 씨는 12·3 내란 사태 이후, 2차 대국민담화에서 "계엄은 비상 고도의 통치행위"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는 아랑곳하지 않고 대통령 권한을 적극적으로 행사했고, 2차 계엄 가능성마저 제기됐습니다. 
 
여기에 국군방첩사령부가 작성한 '계엄사·합수본부 운영 참고자료'까지 확인되면서, 불안감은 가중됐습니다. 국회가 계엄 해제를 요구할 때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는지를 검토하는 등, 내란세력이 계엄을 치밀히 준비한 정황이 담겨있었는데요. 북한과의 국지전을 유도해 계엄령 발동의 명분을 마련했다는 의혹마저 제기됐습니다. 
 
그러나 국민의힘은 달랐습니다. 한동훈 대표는 "임기 등 자신의 거취를 당에 일임하겠다"는 윤 씨의 말을 믿었고, 그를 만난 직후 또다시 입장을 바꿨는데요. '조속한 집무정지'에서 '질서 있는 조기퇴진'으로 선회해, 한덕수 국무총리와 함께 국정을 운영하겠다는 구상을 세웠습니다. 
 
국민의힘은 당 차원에서 표결을 보이콧했고, 이탈표 발생 가능성을 원천봉쇄했습니다. 권력 다툼에만 몰두한 결과, 1차 탄핵안은 결국 '폐기'됐습니다. 2차 탄핵안 표결엔 등 떠밀리듯 참여했고, 당론에 반기를 든 '여당 찬성표 12개'로 비로소 내란 사태는 종결시됐습니다.
 
국회 본회의에서 비상계엄 해제를 의결한 지난 4일 계엄군이 국회에서 철수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치밀했던 계엄준비…막 내린 '친위 쿠데타'
 
이번 사태는 권력자가 군경을 동원해 국가를 찬탈하려 한 전형적인 '친위 쿠데타'란 평을 받습니다. 한·미 연합 훈련 때부터 그 조짐이 보이기 시작했는데요. 이 훈련에서 평소 하지 않던 '계엄 예비훈련'을 진행했다는 논란입니다. 방첩사가 계엄 상황에 어떤 부대를 어떻게 이동시키고, 합동수사본부로서 전체적인 판을 어떻게 관리할지 여부를 준비했다고 합니다.
 
같은 달 김용현 당시 대통령 경호처장이 수도방위·육군특수전·방첩사령관 등 계엄 핵심 인물들을 불러 식사한 것도 하나의 준비 정황으로 보입니다. 실제 계엄사태에서 국회·중앙선거관리위원회 등에 투입된 병력은 모두 수방·특전사 소속이었습니다.
 
김현태 707특수임무단장의 고백으로,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이 707특임단을 국회 장악에 활용하기 위해 미리 준비시킨 정황도 확인됐습니다. 여기에 윤 대통령과 김 전 장관이 국회의장·여야 대표 등을 체포하기 위해, 국군정보사령부 산하 HID(특수임무대)를 동원하려 했다는 의혹도 제기된 상태입니다.
 
실제 검찰은 당시 군이 주요요인을 체포해, 수도방위사령부 영창(미결수용실)에 구금하려 한 정황을 확보했습니다. 정치인 등을 구금할 곳을 마련하기 위해, 영창을 비울 준비를 했다는 건데요. 방첩사 간부들은 계엄 당일, 사전 예고 없이 수방사를 찾아 "영창을 보여달라"고도 했다고 합니다.
 
계엄 당일, 박안수 육군참모총장은 오후 4시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과 독대했습니다. 조지호 경찰청장은 또 계엄 3시간 전, 대통령 안가에서 윤 씨와 만나 계엄관련 지침을 하달받았습니다. 앞서 이들은 내란사태가 실패로 돌아간 이후 "계엄 선포를 대통령 발표를 보고 알았다"고 증언했습니다. 
 
유지웅 기자 wisema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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