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내란선전죄' 고발된 김채환…"운동권이 노무현 죽음 강요"
윤석열정부서 공무원인재개발원장 지내…면직 후엔 '내란 옹호'
김채환, 유튜브서 "운동권의 집요한 강요·설득이 노무현에 적용"
"무안공항 참사로 460억 얻어내…죽음을 제물삼아 축제 벌인다"
2025-01-21 06:00:00 2025-01-21 08:59:54
[뉴스토마토 김태현 기자] 윤석열정부에서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장을 지낸 김채환씨가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서 "죽음, 수많은 분신을 유도했을지도 모르는 운동권 세력들의 집요한 강요와 설득, 그것이 노무현 전 대통령에게 그대로 적용된 것 아닌가 하는 의문이 든다"고 주장한 걸로 확인됐습니다. 
 
윤석열 정부 인재개발원장을 지낸 극우 유튜버 김채환씨 영상 캡처. (사진=김채환의 시사이다)
 
김씨는 지난 17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 '김채환의 시사이다'에서 <갑자기 대두된 노무현 충격적인 이야기>라는 제목의 22분 5초짜리 영상을 공개했습니다. 김씨는 영상에서 '노 전 대통령의 죽음에 운동권의 강요 등이 있었다'라는 취지를 주장했습니다. 
 
김씨는 "누군가가 노 전 대통령에게 죽음을 선택하도록 강요했다면 그 요구의 강도가 어느 정도 센 것이었기에 그것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느냐에 대한 의문"이라고 했습니다.
 
김씨는 해당 발언의 마지막에 '의문'이라는 단서를 붙이기는 했지만, 발언 앞뒤 맥락을 종합해 보면 노 전 대통령의 죽음에 운동권의 강요와 압박 등이 영향을 미쳤다는 것을 단정하는 취지로 풀이됩니다. 
 
그러면서 김씨는 "소위 운동권 출신들로 구성된 좌파 언론들은 위기에 처한 노무현을 전혀 두둔하거나 감싸려 하지 않았다"며 "충격적인 것은 약속이라도 한 것처럼 대놓고 '노무현이 죽어야 진보가 산다'는 투의 논설과 칼럼을 집중적으로 쏟아냈던 것"이라고 했습니다.
 
김씨가 '운동권이 노 전 대통령이 죽음에 이르도록 했다'는 주장의 근거는 경향신문 이대근 에디터가 2009년 4월15일 쓴 칼럼 '굿바이 노무현', 한겨레가 2009년 4월7일 쓴 사설인 '노 전 대통령, 국민 가슴에 대못 박았다'를 비롯해 미디어오늘 기사 등이 전부입니다. 하지만 해당 기사들에선 운동권이 노 전 대통령의 죽음과 직접적 연관성이 있다는 것은 확인되지 않습니다.
 
김씨의 발언은 노 전 대통령에 대한 사자명예훼손 소지가 있습니다. 형법 제308조(사자의 명예훼손)는 '공연히 허위의 사실을 적시하여 사자의 명예를 훼손한 자는 2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류재율 변호사(법무법인 중심)는 "운동권은 누구인지 특정이 안 돼 있지만, 다른 사람에 의해서 목숨을 잃었다고 단정을 하는 것은 노 전 대통령에 대한 사자 명예훼손이 성립된다"고 설명했습니다.
 
앞서 노 전 대통령에 대한 사자명예훼손 혐의로 실제 처벌된 사례도 있습니다.
 
조현오 전 경찰청장은 지난 2010년 3월 서울지방경찰청장으로 근무할 당시 "노 전 대통령이 무엇 때문에 사망했나, 뛰어내리기 바로 전날 차명계좌가 발견되지 않았느냐"라고 발언했다가 재판에 넘겨졌고, 징역 8개월의 실형을 받았습니다.
 
정진석 비서실장은 2017년 9월 페이스북에서 '노 전 대통령의 죽음이 부부싸움에서 비롯됐다'라는 허위사실을 유포해 1심에서 징역 6개월을 선고받았습니다. 다만 항소심에선 벌금 1200만원으로 감형됐습니다. 정 비서실장 사건은 검찰에서 공소시효가 만료되기 직전까지 기소를 하지 않고 있다가, 한 언론에서 보도한 이후 기소됐습니다.
 
제주항공 참사 두고 "죽음의 굿판, 축제"
 
김씨는 같은 영상에서 지난해 12월29일 179명이 목숨을 앗아간 제주항공 참사를 두고도 "죽음을 제물로 삼아 축제를 벌인다"고 주장했습니다.
 
김씨는 "세월호의 죽음, 이태원의 죽음, 무안공항 비행기(제주 항공) 참사의 결과로 얻어낸 460억원짜리 추모공원, 죽음을 제물로 삼아 축제를 벌이는 자들의 정치적 굿판을 어찌해야겠나"라며 "저들의 선동과 거짓눈물과 돌아서서 짓는 악마의 미소가 여러분의 눈에 보이십니까"라고 말했습니다.
 
한편, 김씨는 윤석열정부에서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장(차관급)에서 근무하다 지난해 12월27일 면직됐습니다. 김씨는 면직 후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내란수괴 윤석열씨의 비상계엄 등 내란혐의를 옹호하는 영상을 올렸다가 지난 10일 내란선전죄 혐의로 민주당으로부터 고발당했습니다.
 
김씨는 노골적으로 윤석열 부부를 비호하는 발언으로 논란이 된 바 있는데, 앞서 지난해 9월에는 인재개발원의 공식 채널인 '인재교육 TV'에 출연해 김건희씨가 디올백을 받은 사건에 대해 '해프닝'이라고 발언했다 여론의 뭇매를 맞기도 했습니다.
 
김태현 기자 taehyun13@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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