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어디로…1500원 넘으면 '쇼크'
트럼프 취임식 앞두고 전 세계 달러 강세 '경계'
트럼프 '입' 주목…정책 발표 따라 변동성 확대
2025-01-20 16:53:29 2025-01-20 18:32:27
[뉴스토마토 박진아 기자·김태은 인턴기자] '트럼프 2.0 시대'가 도래하면서 전 세계 금융시장의 경계감이 커지고 있습니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은 국내 외환·금융시장에도 큰 불안 요소로 작용하면서 변동성 확대가 불가피한데요. 트럼프 2기 행정부의 미국 우선주의 정책이 전 세계적으로 달러 강세를 불러와 이미 금융위기 수준까지 치솟은 원·달러 환율을 더 밀어올릴 가능성이 있기 때문입니다. 때문에 시장에서는 원·달러 환율의 1500원 '뉴노멀(새로운 표준)' 우려가 짙어지는 모습인데요. 환율이 외환위기 수준인 1500원대까지 치솟을 경우, 경제 전체를 짓누르는 충격은 피하기 힘들다는 판단입니다. 다만 일각에서는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출범하고 나면 정책 불확실성이 다소 해소되면서 전 세계적인 달러 강세 현상이 잦아들 것이라는 전망도 함께 나옵니다.  
 
'트럼프 귀환'에 관망세…숨죽인 금융시장
 
20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1.7원 오른 1460.0원에 개장해 6.6원 내린 1451.7원에 장을 마감했습니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 취임을 앞두고 경계감이 짙어지면서 초반 1461원을 찍은 뒤 1450원대로 떨어지며 등락을 거듭했는데요. 장 중 한때 1440원대로 내려가기도 했습니다. 트럼프 당선인의 취임식을 대기하며 달러화가 숨 고르기를 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앞서 원·달러 환율은 지난해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한 달 새 70원 가까이 오르며 1500원 뉴노멀의 그림자가 짙어졌습니다. 실제 지난해 11월 말 1400원대를 오가던 원·달러 환율은 지난달 3일 비상계엄 선포 직후 1442.0원까지 치솟았습니다. 이후 '윤석열 탄핵소추안', '한덕수 탄핵소추안' 가결 등의 영향으로 1480원대까지 오르며 지난 한 달 동안 70원 가까이 올랐습니다. 글로벌 달러 강세 현상이 두드러진 데다, 국내 정치 불확실성까지 겹치면서 상승세가 가팔라졌다는 분석입니다.
 
이 같은 고환율 흐름에 시장에서는 한 때 1500원의 공포가 짙어졌습니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달러당 1500원대를 넘보는 고환율 흐름이 장기화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도 나왔는데요. 고환율이 장기화하면 내수는 더 깊은 침체로 빠질 가능성이 큽니다. 환율과 함께 치솟은 수입물가는 물가 전반을 끌어올리고, 기준금리 인하에 제약이 생기면서 소비·투자가 감소하고 금융부실이 증가합니다. 경제 전체를 짓누르는 충격이 불가피하다는 의미입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첫날 쏟아지는 행정명령…'환율' 방향타
 
시장에서는 이번 주 '트럼프 귀환'에 원·달러 환율 추가 상승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습니다. 때문에 외환·금융시장의 변동성 확대는 불가피하다는 게 시장의 판단인데요. 특히 취임 첫날 트럼프 당선인은 100건에 달하는 행정명령과 관련 조치를 발표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원·달러 환율은 쉽사리 내려가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입니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원은 "1호 행정명령은 불법 이민 차단 조치가 될 가능성이 크다"면서 "10~20% 수준의 보편적 관세 조치 시행과 관련된 구체적 내용과 일정을 발표할지 주목된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트럼프 2기 정책 내용에 따른 달러화 흐름이 원·달러 환율의 추세를 결정하는 중요한 변수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글로벌 주요 투자은행(IB)들 역시 최근 보고서를 통해 트럼프 취임 이후에도 미 달러화가 추가로 5% 이상 강세를 보일 수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골드만삭스는 견고한 미국 경제와 트럼프 2기 행정부의 관세정책 등이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인하를 늦출 가능성이 있으며 이는 달러 강세 요인으로 분석, 올해 달러화가 5% 이상 상승할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다만 일각에서는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출범하고 나면 정책 불확실성이 다소 해소되면서 강달러 현상이 잦아들 것이라는 전망도 나옵니다. 1400원대 중후반까지 치솟은 원·달러 환율이 진정세에 들어갈 수도 있다는 의미입니다. 대신증권은 "달러 강세 압력이 정점에 근접했다"며 "이번 주 (트럼프 취임으로) 미국의 정책 불확실성 완화 여부가 환율의 방향성을 결정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은 이미 시장에 선반영되서 원·달러 환율은 지금 수준에서 비슷하게 갈 것"이라며 "1500원선을 뚫기는 어렵다고 보고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이어 "트럼프가 당선됐을 때 이미 환율은 오르기 시작해서 1410원까지 치솟았고, 계엄 사태로 40~50원 정도 오른 건데 최근 구속되면서 다시 1450원대로 내려왔다"며 "이미 선반영됐기 때문에 환율은 현재 수준에서 오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식을 앞둔 20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현황판에 원·달러 환율이 표시돼 있다. (사진=연합뉴스)
  
박진아 기자·김태은 인턴기자 toyouja@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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