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진아기자] 빈곤이 심화·장기화되는 구조적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극빈층 소득보장에 그쳐 왔던 기존 공공부조의 역할을 확대해 자립지원 중심의 노동시장정책적 공공부조로 전환해야 한다는 국책연구기관의 주장이 제기됐다.
12일 한국개발연구원(KDI)이 발표한 '고용을 통한 복지실현을 위한 공공부조 재편 방향'에 따르면 경제의 급격한 서비스화로 저임금 일자리가 확산되면서, 근로빈곤과 미취업빈곤이 심화·장기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KDI는 이에 대한 정책적 대응으로 '고용을 통한 자립 지원'을 제시했다.
취업자가 없는 빈곤가구는 취업자가 생기도록 하고, 이미 저임금 취업자가 있는 빈곤가구의 경우에는 추가적 취업자가 생기도록 지원하자는 것이다. 또 직업능력을 배양해 상향이동을 지원하자는 것이 KDI측 설명이다.
KDI는 이를 위해 우선 기존 공공부조제도의 틀을 근본적으로 전환시킬 필요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윤희숙 KDI 연구위원은 "산업구조 변화와 빈곤 심화라는 구조적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빈곤정책의 방향과 공공부조의 역할을 재설정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윤 연구위원은 "공공부조제도 대상을 현재의 일부 극빈층에서 빈곤층 일반으로 넓혀야 하고 근로능력자는 소득보장에 치중한 복지제도가 아니라 취업활동과 직업능력 향상을 지원하면서 현금지원을 병행하는 적극적 노동시장정책 틀로 옮겨 지원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현재 우리나라의 공공부조는 지난 2000년에 도입된 기초생활보장제도를 통해 빈곤층 중 극히 일부에게 혜택을 집중시키면서 노동시장 진입이나 상향이동을 저해하는 부작용을 미치고 있다.
최근 마련된 제도 개편안 역시 경제구조 변화에 부응해 근본적인 전환을 모색하기보다 기초생활보장제도 급여방식 등 주변적인 문제에 매몰되는 문제점을 안고 있다는 지적이다.
윤 연구위원은 "이를 개선하기 위해 기존 기초생활보장제도의 역할을 '근로무능력자의 보호'로 재설정하고 공공부조기능은 별도의 제도로 분리시키되 대상을 대폭 확대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KDI는 '고용을 통합 자립 지원' 정책목표 변화에 부합하도록 관련 업무가 고용노동부로 이관되는 것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윤 연구위원은 "현재 근로조건부 급여, 최저임금제 등 노동시장 정책을 위한 다양한 정책수단 대부분이 보건복지부 업무와 직접 연결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기초생활보장제도로부터 분리시킨 근로능력자 뿐만 아니라 고용지원이 필요한 다른 빈곤층은 고용노동부 소관 공공부조제도의 대상으로 포괄해야 하고 노동시장정책적 시각과 정책수단을 더 보유한 고용노동부가 담당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설명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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