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송주연기자] #전북에 거주하는 박 모씨는 결혼을 앞두고 자금이 필요했다. 그런데 A캐피탈사로부터 대출이 가능하다는 문자 한 통을 받았다. 해당 번호로 연락을 하자 1500만원까지 대출이 가능하다고 안내했다. 상담원은 당장은 신용등급이 낮아 대출이 어려우니 대부업체를 통해 대출을 주선해주겠다며 예치금으로 대출금의 50%를 요구했다. 박씨는 750만원을 입금했지만 그 뒤 상담원과 연락이 닿지 않았다.
대출 중개수수료 대신 '신용조사비', '예치금' 등의 명칭을 사용해 합법적인 비용인 것처럼 속여 돈을 가로채는 신종 대출사기가 늘고 있다.
13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 상반기 중 금감원이 운영하는 '불법 대출중개수수료 피해신고' 코너에 접수된 피해신고는 1193건으로 전년동기 대비 47.6%(1084건) 감소했다.
대출중개수수료 요구는 불법이라는 인식이 높아지면서 피해사례가 감소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중개수수료 대신 신용조사비, 보증금, 신용등급 상향 작업비용, 예치금, 공탁금 등 다른 명목으로 돈을 요구해 피해를 입히는 신종 사기수법이 등장해 주의가 요구된다.
저금리 전환대출을 이용해 돈을 편취하는 수법도 등장했다.
저소득·저신용자들에게 고금리 대부업체 대출상품을 3개월 이상 이용해야만 저금리 전환대출이 가능하다며 고금리 대출을 받도록 유도한 후 수수료를 챙기는 수법이다.
그러나 3개월이 지나면 대출모집인과 연락이 닿지 않아 피해자들은 고금리 대출의 높은 이자를 계속 부담할 수밖에 없다.
캠코 등 서민금융기관의 저금리 전환대출은 20%이상 고금리 대출을 6개월 이상 이용해 정상 상환하는 등 일정한 자격요건을 충족해야 가능한 것으로, 누구나 전환대출을 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때문에 금감원은 대출이 필요할 경우 공적 대출중개업체인 '한국이지론'의 서민맞춤대출 안내서비스를 이용해 본인 신용도와 소득수준에 맞는 대출상품을 확인하고, 피해 발생시 금감원(국번 없이 1332)으로 즉시 신고할 것을 당부했다.
한편 금감원은 반환보증금 예치제도 확대를 위해 제도개선에 나설 방침이다.
반환보증금 제도는 대부업자가 중개업자로부터 불법 대출중개수수료 반환보증금 명목으로 일정 금액을 예치받아 피해자에게 우선 반환토록 하고, 대부중개업자는 실제로 수수료를 받은 사람에게 구상권을 행사하도록 한 제도로, 자율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현재 참여 중인 대부업체 외에도 저축은행, 여신금융회사 등 금융회사 참여를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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