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수현기자] 6.15 공동선언실천 북측위원회가 공동행사 추진을 위해 남측위에 개성에서 실무접촉을 갖자고 제안했지만 우리 정부가 불허해 무위에 그쳤다.
통일부는 2일 남측위가 남북 공동행사 준비를 위해 오는 5일 개성에서 북측위와 실무접촉을 할 수 있도록 해달라며 방북을 신청한 것도 허용치 않았다.
북한이 원부자재·완제품 반출을 위한 당국간 실무회담은 계속 거부하면서 민간 차원의 6.15 기념식 공동행사 개최를 제의하는 것은 이중적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개성공단 입주기업들의 피해를 고려할때 정부가 어떤 형식으로든 대화의 물꼬를 터야할 상황에서 한가지 방법만 고집하는 것은 사태해결에 도움이 안된다는 지적이다.
때문에 최근 최룡해 특사를 중국에 파견해 6자회담 복귀를 시사하는 등 북한의 태도 변화에 주목해 '유연한 접촉'을 통한 사태 해결을 모색해야 한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류길재 통일부 장관은 지난달 29일 기자간담회에서 "북한은 상황이 발생할 때마다 당국간 대화보다는 국민이나 민간을 상대로 남남갈등을 시도하는 잘못된 관행을 보여왔다"고 비판, 단호한 모습을 보였다.
류 장관은 "북한이 이제와서 우리 기업인들을 위하는 척하며 민간과의 대화 의지를 피력하는 것은 위선"이라고 질책했다.
그는 "남북 당국 간 논의와 합의를 바탕으로 탄생된 개성공단이 운영 과정에 문제가 생긴다면, 이는 당연히 당국 간 대화로 해결해야 한다"는 논리를 댔다.
"북측의 요구대로 북한과 민간 기업인의 대화로 개성공단이 다시 재개된다고 해도, 북한이 원한다면 우리 기업인들이 언제라도 쫓겨나올 수밖에 없는 것이 지금의 현실"이라는 것이다.
그러면서 그는 "정부는 개성공단 입주기업들을 위해서라도 하루속히 공단운영이 재개되기를 바라지만 과거로 회귀하는 단순한 정상화가 아닌, 혁신적 변화를 통한 개성공단의 발전적 정상화를 바란다"고 밝혔다.
우리 기업이 다시는 북한의 일방적 조치로 피해를 보지 않도록 하기 위해선 당국 간 실무회담을 통해 이와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우선이라는 게 정부의 입장으로 보인다.
물론 국제사회의 제지에도 불구하고 핵실험을 강행한 점, 일방적으로 개성공단을 폐쇄한 점은 북한이 비난받아 마땅한 부분이다.
그렇다고 남북간 실질적 긴장완화에는 당장 도움이 되지 못하는 방침을 고수하는 것은 결국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못한다는 지적이다.
정부가 강경모드를 고집하는 가운데 황우여 새누리당 대표가 내놓은 방안이 눈에 띈다.
황 대표는 4일 "통일부가 신변 안전만이라도 어떻게 하겠냐, 앞으로 이런 것을 어떻게 보장하겠냐는 역제의를 하면서 대화를 이끌어가는 것이 좋지 않은가 한다"고 말했다.
황 대표는 이날 SBS라디오 '서두원의 시사초점'과의 인터뷰에서 개성공단 입주기업인이 "자식을 두고 온 심정일 것"이라며 "보내드리는데 우선 여러 가지 걱정되는 것이 정부로서는 있지 않겠나. 보장책을 확인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황 대표는 북한이 "당국 간 대화 제의는 묵묵부답인 채로 민간기업의 방북은 허용하겠다고 한다. 정부로서는 그러면 어떻게 하라는 말이냐 하는 좀 믿기 어려운 면이 있는 것"이라면서도 "어쨌든 당국 간 대화는 필요하니까 우리가 역제의를 자꾸 하면서 대화를 유도하는 것이 좋지 않을까 싶다"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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