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실련 "대형병원, 경영이익 총 7054억원 축소"
병원협회 "회계 이해 없이 매년 되풀이되는 주장" 반박
2014-06-25 19:45:04 2014-06-25 19:49:26
[뉴스토마토 정해훈기자] 대형병원이 경영이익을 축소한 상태로 건강보험수가 인상과 영리자회사를 통한 부대사업 확대 등 수익창출을 위한 정책을 정부에 요구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경실련은 25일 국세청 공익법인 결산서류 공시시스템과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시스템, 대학 홈페이지 등에 재무제표가 공시되는 43개 대형병원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35개(81%) 대형병원이 2012년 당기 '고유목적사업준비금 전입액'과 '고유목적사업비' 등을 회계상 비용으로 책정해 총 7054억원의 경영이익을 축소했다고 밝혔다.
 
또 의료법에서 병원 경영의 관리감독을 위해 회계자료를 보건복지부에 제출하도록 규정하고 있는데도 공개되지 않고, 외부감사와 공시에 대한 의무규정이 없어 자료의 신뢰성이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경실련은 부실한 경영자료를 근거로 한 수가 계약과 영리자법인 부대사업 허용 정책을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경실련 관계자는 "복지부는 최근 5년간 비용 과다 계상을 통한 병원 경영 왜곡 실태를 조사하고, 건강보험 수가 협상을 전면 재검토해 부당하게 지출된 건강보험재정을 환수할 수 있는 조치를 마련해야 한다"며 "정부가 병원 경영 악화를 개선하기 위해 추진하는 영리자법인의 부대사업 허용 확대는 신뢰성과 객관성을 담보할 수 없는 자료에 근거한 것이므로 즉각 중단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일정 규모 이상 종합병원에 대해서는 외부감사와 공시를 의무화할 수 있도록 관련 법이 개정돼야 한다"면서 "또 의료기관의 재무제표는 건강보험수가 결정에 미치는 영향이 크므로 복지부는 국민건강보험공단에 협상 자료로 활용하도록 제공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경실련의 이같은 주장에 대해 대한병원협회는 "회계에 대한 정확한 이해도 없이 매년 되풀이되고 있는 과장된 주장"이라고 반박했다.
 
병협은 "복지부에서 고시한 의료기관의 재무제표 세부작성방법의 규정에 따르면 의료법인은 연구용 진료, 건물증축, 의료장비 구매, 대학 운영 등을 위해 준비금을 설정한 경우 비용으로 계상할 수 있다"며 "의료장비를 구매하거나 증축한 병원은 이들 자산에 대해 감가상각을 할 수 없고, 이는 준비금을 비용처리한 후 다시 감가상각하게 될 경우 이중으로 비용처리가 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매년 건강보험수가 산정 시 활용되는 환산지수 산정방식에서는 의료손익(의료수익-의료비용)을 기준으로 환산지수를 산정하고 있고, 해당하는 준비금은 제외되고 있다"며 "수가 인상을 목적으로 고유목적사업준비금을 비용으로 처리한 후 이를 수가에 반영해 달라고 요청한 사례도 없고, 더욱이 고의로 경영이익을 축소해 수가 인상과 영리 부대사업 확대를 요구한 사실도 없다"고 전했다.
 
복지부도 현행 의료기관 회계기준을 제시하며, 경실련이 주장한 내용에 대해 문제가 없다고 맞섰다.
 
복지부 관계자는 "현행 의료기관 회계기준은 법인세법을 준용해 고유목적사업준비금 또는 고유목적사업비에 대해 비용으로 처리하도록 규정하고 있다"며 "다만 해당 계정을 비용으로 처리해 당기순이익이 감소하고, 부채가 증가하는 문제가 발생한다는 감사원의 지적을 반영해 비용이 아닌 이익잉여금처분으로 처리하도록 고시 개정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이어 "상급종합병원이 경영적자를 이유로 영리자회사를 통한 부대사업 확대 등을 요구한다고 하지만, 의료법인 중 상급종합병원은 2개에 불과한 데다 대부분 의료법인은 중소병원을 운영하고 있다"며 "의료법인의 부대사업 확대와 자법인 설립 허용은 수익사업 수행방식에 있어 타 비영리법인과 형평성을 도모하기 위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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