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를 여의고 단 한 명 뿐인 형과도 연락이 끊긴 최모(51)씨는 6년간의 노숙생활로 건강이 악화돼 리어카를 끌지도, 고물을 주울 수도 없게 됐다. 그러나 최근 서울시에서 운영하는 거리상담을 거쳐 지난해부터 쪽방에서 안정적으로 지낼 수 있게 됐으며, 말소된 주민등록도 복원되고 기초생활수급자로 지원도 받게 됐다. 지원 초기에만 해도 은행 이용조차 혼자 하지 못했지만, 점차 생활이 안정되면서 현재는 100만원 넘게 저축도 하고 정기적으로 보라매병원에서 만성 폐질환을 치료받고 있다.
# IMF로 사업에 실패한 후 거리로 나오게 된 송모(51)씨는 수차례 혼자서 재기하기 위해 발버둥 쳤지만, 실패를 거듭했다. 나중에는 재기도 문제지만 당장 잘 곳도 없는 신세가 됐다는 것이 그를 괴롭혔다. 그러나 송씨는 서울시로부터 영등포시장 근처 고시원에 주거 지원을 받게 되자 다시 안정된 삶을 꿈꿀 수 있게 됐다. 현재 송씨는 빅이슈코리아 판매를 하며 지내고 있으며, 판매금액의 절반을 저축해 올해 안에 매입임대 주택에 들어가기 위해 열심히 생활하고 있다.
서울시는 지난해 거리 노숙인 516명에게 최대 6개월간 월세(최대 25만원)를 지원한 결과, 이 중 430명(83%)이 주거지원 종료 이후에도 거리로 다시 나오지 않고 안정적인 생활을 하고 있다고 9일 밝혔다.
최대 6개월까지 월세 지원이 가능하나 취업 및 수급신청 등으로 조기에 자립에 성공하면서 대부분 2~3개월만에 지원이 종결됐다.
특히, 올해 430명 중 192명은 취업하는데 성공했으며, 99명은 기초생활수급자로 지정돼 거리노숙을 벗어나 국가의 보호를 받을 수 있게 됐다. 더불어 노숙인 83명이 말소된 주민등록을 복원했고, 7명은 신용회복에 성공했다. 65명은 병원을 다녀 진료를 받았으며, 3명은 장애인 등록을 통해 장애인복지 서비스를 받게 됐다.
서울시는 올해에는 지원 대상을 거리노숙인 및 노숙위기계층 570명으로 확대하고 지속적이고 체계적인 사례관리를 진행할 계획이다.
남원준 서울시 복지본부장은 “임시주거지원 사업을 통해 단체생활 적응문제 등으로 시설입소가 어렵거나, 여성 등 우선보호가 필요한 노숙인을 보호하고, 일자리 및 수급신청 등 사례관리를 통해 노숙인이 지역사회로 돌아갈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서울역 희망지원센터를 방문해 노숙인들과 대화하고 있다.사진/뉴시스
박용준 기자 yjunsa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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