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에 내몰린 청년들, 더 이상 방치하면 안돼"
구의역 참사 1주기 기자회견…“비정규직 철폐·최저시급 1만원” 촉구
2017-05-25 16:50:24 2017-05-25 19:14:41
[뉴스토마토 조용훈 기자] 비정규직으로 열악한 노동환경에 내몰리던 청년들이 연이어 목숨을 잃으면서 청년들이 비정규직 철폐와 최저임금 인상 등을 직접 촉구하고 나섰다. 
 
70여개 시민단체가 참여하는 ‘최저임금 1만원·비정규직 철폐 만원행동(만원행동)’ 회원 30여명은 25일 오전 9시30분쯤 서울 광진구 구의역 1번 출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구의역 사고로 숨진 김모군을 비롯해 LG유플러스 고객센터에서 현장실습을 하다 스스로 목숨을 끊은 홍모(19)양, 경북 경산에 씨유(CU) 편의점에서 고객이 휘두른 흉기에 찔려 사망한 A(35)씨 등 잇따라 발생하는 청년들의 죽음을 비정규직 철폐와 최저임금 인상으로 막아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지난해 5월28일 외주용역업체 직원이던 김군은 선로 쪽에서 승강장안전문을 혼자 정비하던 중 열차에 치어 숨졌다. 
 
편의점에서 야간에 아르바이트를 하는 김광석(35)씨는 “우리 사회가 더 이상 청년의 죽음을 방치해선 안 된다”며 “최저시급 1만원과 기본소득을 만드는 일이 그 첫걸음이 아닐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남신 만원행동 공동집행위원장(한국비정규노동센터 소장)은 공공부분부터 우선적인 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위원장은 “김군같은 청년들이 우리 사회에 즐비하다”며 “청년 다수가 불안정한 고용조건 속에서 일하고 잇는 공공부분의 일터부터 나쁜일자리, 간접고용, 비정규직이 사라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기자회견 후 만원행동 회원들은 김군이 사망한 구의역 9-4 승강장을 찾아 국화꽃을 헌화한 뒤 묵념을 하며 애도의 뜻을 표했다. 
 
구의역 참사 1주기를 앞둔 만큼 이들은 박원순 서울시장이 약속한 생명·안전 직결 업무의 직영화를 반드시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허성실 변혁당 학생위원장은 “시가 약속한 직영화 현황은 정규직에 비해 임금과 처우가 못 미치고, 눈에 띄는 인력 확충도 되고 있지 않다”며 “시민의 안전은 서울 지하철의 모든 노동자가 정규직이 되면서부터 시작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날 오후 1시30분에는 서울메트로 업무직협의체가 서울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박 시장과의 만남을 공식 요청하기도 했다. 서울메트로 업무직협의체는 서울메트로의 안전업무직인 PSD(Platform Screen Door·스크린도어)와 차량검수, 철도정비, 일반업무직이 모여 만들어진 조직이다. 이들은 박 시장이 약속한 안전업무의 정규직 전환을 재확인하고 싶다는 입장이다. 
 
한편, 만원행동은 이날 오전 8시부터 CU본사 앞을 시작으로 구의역, LG유플러스 본사 등을 방문해 규탄집회를 열고, 오후에는 서울대학교 본관 앞에서 비학생조교 파업투쟁 및 대학생 점거농성 연대집회를 가졌다. 
 
오후 6시부터는 구로디지털단지역 3번 출구 등에서 정시퇴근을 요구하는 타종 행사를 하고, 게임업체인 넷마블을 방문해 최근 돌연사한 희생자를 추모하는 등 행진을 이어간다. 
 
‘최저임금 만원·비정규직 철폐 공동행동(만원행동)’이 25일 서울 지하철 2호선 구의역 1번 출구 앞에서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근로 환경과 처우 개선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조용훈 기자
  
조용훈 기자 joyonghu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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