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용훈] 대기업집단 소속회사 중 총수일가가 이사로 등재된 회사 비율이 꾸준히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지배력 확대 등 실익이 있는 회사에만 집중적으로 이름을 올리면서 책임경영이 후퇴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공정거래위원회는 6일 올해 지정된 공시대상기업집단의 지배구조 현황을 분석해 발표했다. 분석대상은 56개 공시대상기업집단 소속 1884개 회사로 총수가 있는 집단은 49개(계열사 수 1774개), 총수 없는 집단은 7개(계열사 수 110개)다.
총수 있는 49개 집단 소속회사 1774개 중 총수일가가 1명 이상 이사로 등재된 회사비율은 21.8%로 5곳 중 1곳(386개사)에 불과했다. 작년부터 연속 분석 대상에 들어간 21개 집단을 기준으로 보면 총수일가의 올해 이사 등재 비율은 15.8%로 전년대비 1.5%포인트 낮아졌다. 총수 본인이 이사로 등재된 회사 비율은 5.4%에 그쳤다.
특히 이들 21개 집단의 최근 4년간 총수일가 이사 등재 비율을 살펴보면 지난 2015년 18.4%에서 2016년 17.8%, 2017년 17.3%, 2018년 15.8%로 꾸준히 감소했다. 신봉삼 공정위 기업집단국장은 “개별기업별로 총수일가의 이사 미등재 사유를 파악한 바는 없지만 낮은 이사 등재 비율은 총수일가가 의무와 책임을 피해갈 수 있는 요건으로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총수일가의 이사등재 비율은 기업집단별로도 상당한 차이를 보였다. 셀트리온이 88.9%로 가장 높았다. 케이씨씨 82.4%, 부영 79.2%, SM 72.3%, 세아 66.7% 순이었다. 반면 미래에셋과 DB는 각각 0%, 한화 1.3%, 삼성 3.2%, 태광 4.2% 순으로 낮았다.
총수일가가 이사로 등재된 회사라 하더라도 대부분은 자산규모 2조원 이상의 주력회사나 지배구조 정점에 위치한 지주회사 등에 몰렸다. 주력회사에서 총수일가가 이사로 등재된 회사 비율은 46.7%로 기타 회사(20.2%)나 전체 회사에서의 이사등재 비율(21.8%) 보다 현저히 높게 나타났다. 지주회사 역시 총수일가(86.4%) 및 총수(63.6%)가 이사로 등재된 회사 비율이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신봉삼 공정거래위원회 기업집단국장이 6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2018년 대기업집단 지배구조 현황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세종=조용훈 기자 joyonghu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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