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태현 기자] 성북구가 노인 안전과 청년 일자리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으려고 시도한다. 청년 인재를 길러, 노인의 집을 안전하게 수리하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이승로 성북구청장은 25일 서울시청에서 '고령친화 맞춤형 주거관리서비스 사업'을 발표했다.
청년들에게 노인의 장애유형과 주거유형 등에 맞춘 집수리를 교육해 주택 개조와 위생적인 주거환경 조성을 지원하는 내용이다. 이미 저소득 고령가구 27사례를 선정하고, 청년 인재 16명을 선발했다. 이들은 1달에 211만원의 생활임금을 받으며 주택을 수리했다. 앞으로 대상자를 200가구로 늘리고, 생활편의서비스도 추가할 예정이다.
성북구 사업의 주택 수리는 다른 수리 사업과는 다르다는 설명이다. 청년 교육을 담당한 이연숙 연세대 주거환경학과 교수는 "다른 수리는 주택이 낡아서 하지만, 이 사업은 사람이 늙어서 디이상 집에 적응할 수 없을 때 하는 사업"이라고 정의했다. 청년들은 너무 높아서 의자 위로 올라가 설겆이해야 하는 싱크대 높이를 낮추고, 안방·거실·욕실에 안전손잡이를 부착하며 욕실의 거울·휴지걸이·수건걸이를 신체조건에 맞춰 설치했다. 수리 후에는 청소, 수납, 전선 정리, 가구 배치도 해줘 안전한 생활 환경을 조성했다.
성북구가 전국 최초로 이번 사업을 추진한 배경에는 빠른 고령화가 있었다. 국내 65세 이상 연령대가 전체 인구의 14%를 차지해 고령 사회가 된 시점은 지난 2017년 8월이지만, 성북구는 2016년 7월이었다.
노인은 절대 다수가 집에서 여생을 보내기 원하지만, 나이가 들면서 집안이 더이상 안전하지 않다는 점이 문제다.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고령자 낙상 사고 중 72%가 주택에서 발생했지만, 사고자의 79%가 재발방지를 위한 시설이나 장치를 설치한 적이 없다. 이에 따른 사회적 비용은 1조6000억원에 달한다.
성북구는 올해만 시비와 구비를 합쳐 6억5000만원의 예산을 사업에 들이고 있는만큼 국가적 지원이 절실하다는 입장이다. 이 구청장은 "입원이 필요하지 않은데 (요양시설에) 입원해야 하는 '사회적 입원'을 어르신들은 매우 두려워한다"며 "지방정부가 맞춤형 정책을 지속하도록 범정부차원에서 관심과 제도로 도와달라"고 말했다.
이승로 성북구청장은 25일 서울시청 브리핑룸에서 '고령친화 맞춤형 주거관리서비스 사업'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성북구
신태현 기자 htenglis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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