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응태 기자] 정부의 대출 규제 여파로 2금융까지 대출 중단이 가시화하고 있다. 카드사 및 저축은행에서는 대출 총량을 관리하기 위해 상품별 또는 플랫폼별로 상품 공급 제한을 추진한다.
6일 업계에 따르면 당국이 가계부채 관리를 주문하면서 연말에 이르러 대출 중단 가능성이 높아졌다. 당국은 지난 4월 '가계부채 관리 방안'을 제시하며 목표 증가율을 5~6%로 설정했다. 하반기부터는 해당 목표치를 준수하기 위해 2금융권까지 촘촘하게 관리하겠다는 방침을 내놨다. 도규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은행권의 (가계대출) 증가폭은 작년 상반기 수준에 머물렀으나 비은행권의 경우 증가폭이 오히려 확대됐다"며 "비은행권을 중심으로 리스크가 높아지고 있다"고 경고했다.
이런 지침에 따라 시중은행에 이어 2금융도 업권별로 취급 조절에 돌입했다. 우선 카드사들은 가계대출 증가율을 5~6% 내외로 맞추기 위해 특정 상품 취급을 제한할 수 있다는 태도다. 업계에선 현재 카드론, 현금서비스 등 카드대출의 경우 취급 중단이 현실화할 가능성이 낮다고 본다. 이 상품들은 사전에 회원별로 한도가 부여돼 있는 특성상 판매를 중단하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대신 카드사들은 비회원 신용대출 취급을 줄일 소지가 크다고 판단한다. 비회원 신용대출은 회원 가입 없이 대출할 수 있는 상품으로 카드론과 달리 심사를 거친 뒤 한도가 부여된다. 이에 따라 취급을 중단해도 카드론에 비해 고객들의 타격이 작다. 아울러 비회원 신용대출은 회원용 대출보다 금리가 더 높아 연체 리스크가 크다는 것도 이유로 꼽힌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사전에 한도가 부여된 카드론보다 비회원 신용대출부터 취급이 중단될 것"이라고 말했다.
저축은행업권은 플랫폼별로 상품 취급을 조절할 것으로 보인다. 당국은 앞서 저축은행에 가계대출 증가율을 지난해와 같은 수준인 21% 이내로 관리할 것을 요청했다. 이미 업체들은 자체적으로 사전 관리에 나섰다. 지난주에는 업계 처음으로 페퍼저축은행이 토스 등 핀테크 플랫폼에서 대출 신청을 일시적으로 중단한 바 있다. 고객 접근성이 높은 핀테크에서 대출 공급이 급격히 늘었기 때문이다. 페퍼저축은행 관계자는 "대출총량 관리를 위해 전략적 차원에서 조절하기 위해 일시적으로 중단했다가 이번주부터 다시 판매를 재개했다"고 말했다.
2금융 업계에선 가계대출 중단에도 목표치를 맞추기 어려울 경우에는 연채 채권을 매각하는 방식으로 총량을 관리한다는 방침이다. 채권을 매각하면 대출 잔액이 줄어들어 증가율이 하락한다.
당국이 대출 총량 규제를 주문하면서 2금융에도 취급 제한이 가시화되고 있다. 사진은 서울 시내의 한 은행 영업점에 붙은 대출 안내문. 사진/뉴시스
김응태 기자 eung102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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