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향후 50년을 전망한 우리나라의 장래인구추계(2020~2070년)를 발표했다. 우리나라 인구가 지난해 정점을 찍고 올해부터 감소하기 시작해 오는 2070년에는 3700만명 수준으로 쪼그라들 것이라는 전망이다. 최악의 시나리오를 가정하면 2070년 인구는 3100만명대까지 주저 앉는다.
특히 우려스러운 부분은 급격한 생산연령인구 감소와 함께 나타나는 고령인구의 증가세다. 15~64세 생산연령인구는 2020년 3738만명(72.1%)에서 2070년 1737만명(46.1%)으로 감소한다. 이 같은 생산연령인구 감소는 2020년대 연평균 36만명 감소하다 2030년대 들어 해마다 53만명이 감소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반면, 65세 이상 고령인구의 비중은 40%를 훌쩍 넘어서게 될 전망이다. 지난해 815만명인 고령인구는 총인구의 15.7%에서 점차 증가해 2025년 20%, 2035년 30%, 2050년 40%를 넘어 2070년 46.4%(1747만명)까지 빠르게 불어난다. 국가 자체가 늙는다는 얘기다.
일할 수 있는 인구는 줄어들고 노인만 많아지는 것은 국가적으로 재앙이나 다름없다. 이는 미래 세대의 노인 부양 부담이 갈수록 커진다는 방증과도 같다.
실제 생산연령인구 100명당 부양할 인구(유소년+고령인구)를 뜻하는 '총부양비'는 2020년 38.7명에서 2056년에 100명을 넘어선 후 2070년에는 117명 수준으로 늘어난다.
낮아진 혼인율과 그로 인한 저출산도 위험 요소다. 같은날 통계청이 발표한 '2020년 신혼부부통계'에 따르면 최근 5년 새 결혼한 신혼부부는 지난해 11월 1일 기준 118만4000쌍으로 1년 전보다 6.1% 감소했다. 이 중 무자녀 부부는 전체의 44.5%(41만8000쌍)으로 결혼은 하지만 아이를 갖지 않는 부부 비중이 전체의 절반 가까이를 차지했다.
앞으로 저출산 고령화란 악순환을 풀지 못하면 우리 경제는 구조적인 저성장 국면에 들어갈 가능성이 다분하다. 이는 국가의 존망마저 위협할 수 있는 사안으로 특단의 대책이 필요한 이유이기도 하다.
이런데도 이날 정부는 기존의 퍼주기 세금 정책만 내밀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페이스북을 통해 '영아수당 신설, 첫 만남 꾸러미, 공공보육 50% 달성 등 저출산 대응 5대 패키지를 통해 4년간 약 9조5000억원을 지원하겠다'며 세금성 정책만 고수하고 있다.
정책의 대전환이 필요할 때다. 단편적 지원 대책만 나열할 것이 아니라 지금이라도 정책 전반을 점검이 필요해 보인다. 정책이 방향성이 잘못됐다면 궤도의 과감한 수정도 해야 한다. 이와 함께 현실성 있는 정책 도출을 위한 사회적 논의도 활발해지기를 기대해본다.
조용훈 경제부 기자 joyonghu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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