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윤영혜 기자] 우리나라 부산에서 개최된 플라스틱 오염 국제협약을 위한 회의가 끝내 성안에 이르지 못하고 마무리됐습니다. 각국은 내년에 추가 회의를 열고 협상을 이어나가기로 했습니다.
2일 정부에 따르면 플라스틱 오염 대응 국제협약을 성안하기 위한 제5차 정부간협상위원회(INC-5)가 일주일간의 협상 끝에 종료됐습니다. 당초 회의는 1 종료 예정이었으나 마지막까지 치열한 협상이 지속되면서 기한을 넘겨 이날 오전 3시에 종료됐습니다.
이번 정부간협상위원회에는 전 세계 178개국 유엔회원국 정부대표단과 31개 국제기구, 산업계·시민단체·학계 등 이해관계자, 부산시 관계자 등 3000여명이 참석했습니다. 우리나라는 조태열 외교부 장관과 김완섭 환경부 장관을 각각 수석 대표 및 교체 수석대표로 하고 외교부, 환경부, 산업통상자원부, 해양수산부 관계관으로 구성된 정부대표단이 참석했습니다.
이번 협상회의에서는 의장단 및 분과회의 공동의장을 중심으로 주요 협상 쟁점에 대한 국가들간의 이견을 좁히기 위한 다양한 노력이 전개됐으나 협약 성안에 이르지는 못했습니다. 특히 플라스틱의 생산 규제 여부, 제품과 우려화학물질 규제 방안, 재원 마련 방식 등에서 국가간 입장이 첨예하게 대립하면서 협상이 난항을 겪었습니다.
다행인 점은 플라스틱 제품 디자인, 폐기물 관리, 협약의 이행과 효과성 제고 방안 등에 대해서는 상당한 의견 수렴이 이뤄진 점인데요. 의장은 부산에서 이뤄진 협상 결과를 바탕으로 5차 중재안을 제안했으며, 회원국들은 이를 기반으로 내년 추가 협상회의(INC-5.2)를 개최하고 협상을 지속해 나가기로 했습니다.
조태열 외교부 장관은 회의기간 중 INC 의장과 유엔환경계획(UNEP) 사무총장, 그리고 미국, 일본, 중국, 프랑스, 마이크로네시아 등 주요 참여국 수석대표와 면담을 통해 협약 타결을 위해 노력했습니다. 폐회식 발언에서 "지난 한 주 동안 활발한 논의와 생산적인 토론으로 기존에 70장이 넘는 협약 문안을 20여장으로 줄이는 실질적인 진전을 이뤘다"며 "지금까지의 협상결과를 기반으로 미래 세대를 위한 플라스틱 오염 대응이라는 대의를 위해 각국이 협력과 타협의 정신을 발휘하여 조속히 협약을 성안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김완섭 환경부 장관은 회의 기간 중 우루과이·프랑스·케냐·캐나다·노르웨이 수석대표와 각 조항별로 신속한 진전 방안에 대한 의견을 교환하는 만찬 회의를 개최하고, 논의 결과를 INC 의장과 유엔환경계획에 전달했습니다. 또 이번 회의를 계기로 르완다·사우디아라비아 등과 면담을 갖고, 양측의 입장을 타협하기 위해 설득했습니다.
비록 INC-5에서 협약이 성안되지는 못했지만, 회의 참석자들은 개최국인 우리나라가 협상과정에서 협상 타결을 촉진하기 위해 보여준 리더십과 함께 철저하고 세심한 회의 준비와 환대에 사의를 표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INC-5 기간 동안 우리 정부는 부산시와 함께 다양한 부대행사를 개최해 세계은행(World Bank), OECD 등 국제기구·산업계, 연구기관 등과 순환경제 정책 논의의 장을 마련하고, 플라스틱 오염 문제 해결을 위한 기술 혁신과 국제협력 강화 여건 조성에도 기여했습니다.
정부는 "향후 이어질 추가 협상회의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해 글로벌 중추국가로서 플라스틱 협약 성안을 통해 국제사회의 플라스틱 오염 종식 노력이 진전될 수 있도록 선도적 역할을 해나갈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2일 부산에서 열린 폐회식에서 우리 정부 대표단이 발언하고 있다. (사진=환경부)
윤영혜 기자 yyh@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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