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문성주 기자] 가계대출 관리에 나섰던 시중은행들이 내년 1월 실행 건부터 일부 대출 판매 재개에 나섰습니다. 정치적 불확실성과 규제 혼란으로 연초 대출을 받으려는 수요가 몰릴 것으로 예상되는데요. 다만 총량규제 이전 수준의 대출 공급을 어렵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비대면 대출상품 판매를 중단한 시중은행들이 하나 둘 재개하기 시작했습니다. 하나은행은 최근 내년 1월 대출 실행 건에 한해 비대면 대출 중 주택담보대출(주담대)과 전세대출 상품 판매를 재개했습니다. 지난달 가계대출 총량 관리를 위해 해당 대출 상품 판매를 중단한지 한 달여 만입니다.
우리은행도 지난달 한시 중단했던 비대면 부동산 금융상품 8종의 판매를 오는 23일부터 재개할 예정입니다. 마찬가지로 내년 1월 대출 실행 건으로 제한했습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23일 비대면 부동산 담보 대출 상품 판매를 재개할 예정인데 내부적인 상황에 의해 시기가 늦춰질 수도 있다"고 밝혔습니다.
다른 시중은행들도 내년 대출 총량을 설정하고 재개 시점을 고민하고 있습니다. 신한은행은 현재 내부적으로 관련 내용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KB국민은행은 타 은행과 달리 비대면 대출 상품 판매를 중단하지 않고 유지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올해 하반기 은행권의 자체적인 대출 제한 조치가 하나씩 풀리면서 새해엔 대출 규제가 완화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습니다. 다만 금융당국이 내년부터 은행권 가계대출 현황을 월별·분기별로 점검한다는 방침을 밝혔는데요.
그간 은행권은 1년 동안 공급할 가계대출이 특정기간 집중 공급하기도 했습니다. 올 상반기에도 대출 수요가 몰리면서 연말로 갈수록 대출 절벽이 심화되면서 실수요자들이 필요한 대출을 받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했습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당국이 분기 또는 월별로 가계대출 현황을 점검하기로 하면서 은행들도 내년이 됐다고해서 이전처럼 대출을 풀지는 못할 것"이라며 "각 은행별로 전략에 따라 대출을 공급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습니다.
특히 금융당국이 자본 건전성 관리를 권고하고 있어 위험 대출 자산을 줄이는 방식으로 자본비율(CET1)을 일정 수준을 유지해야 합니다. 가계대출 규모를 예년처럼 늘리기는 어려운 셈입니다. 또한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2단계 도입에 이어 3단계 도입이 내년 예정된 만큼 규제 강도는 더 올라갈 예정입니다.
대출금리 문턱도 여전히 높습니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 등 5대 은행의 주기형 주담대의 최저금리는 3.34~4.12%로, 한달 전 3.72~4.42%에 비해 0.3~0.4%포인트 내렸습니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이후 대출금리가 떨어지고 있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입니다. 기준금리 인하 속도가 예상보다 더뎌질 경우 대출금리 인하 속도도 그만큼 느려질 수밖에 없습니다.
은행들이 새해를 앞두고 연말 가계대출 총량 관리를 위해 막았던 비대면 주택담보대출 상품 판매를 재개하기 시작했다. 사진은 서울시내 시중은행 ATM기 (사진= 뉴시스)
문성주 기자 moonsj7092@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의중 금융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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