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문성주 기자] 정국이 어수선한 가운데 임기 만료를 앞둔 금융지주 회장의 거취에 관심이 모아집니다. 윤석열정부 출범 이후 낙하산으로 내려온 관료 출신의 경우 현 정부에 대한 심판 여론이 거세게 일고 있어 자리 보전이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나옵니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석준 농협금융지주 회장은 각각 이달 말 임기가 종료됩니다. 임종룡
우리금융지주(316140) 회장의 임기는 오는 2026년 3월까지입니다.
지난 2023년 1월 취임한 이석준 농협금융 회장은 윤 대통령 대선 캠프 1호 영입 인사로 '낙하산 인사'라는 지적을 받은 바 있습니다. 농협금융은 지배구조 상 농협중앙회가 지분 전체를 쥐고 있고 임원후보추천위원회도 사실상 중앙회가 주도하고 있습니다.
농협중앙회 입장에서는 정부와의 관계를 고려해 친정부 인사를 금융지주 회장에 기용해왔습니다. 실제 농협금융은 2012년 출범 이후 주로 관료 출신 인사가 회장으로 내려왔습니다. 신동규·임종룡·김용환·김광수 전임 회장 등이 그 예입니다.
농협금융의 핵심 계열사인 농협은행에서 내부통제 사고가 잇달아 발생한 점, 현 정부에 대한 심판 여론이 일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이 회장의 연임은 사실상 어려워 보입니다. 탄핵 정국이 조기 대선으로 이어질 경우 복잡한 정치 일정을 고려하면 차기 회장 인선도 지연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옵니다.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의 경우 전임 회장의 친인척 부당대출과 관련해 검찰과 금융당국의 검사를 받고 있습니다. 최근 금융당국이 임 회장 재임 기간 중 새로운 부당대출이 발견됐다고 밝히며 내부통제에 대한 임 회장의 책임론이 부상하고 있습니다.
현 우리금융 경영진에 대한 책임론으로 확대되면서 임 회장의 거취 문제로 번지고 있는 분위기입니다. 금융당국이 임기가 2년 넘게 남은 임 회장을 향해 사실상 최후통첩을 내린 것이라는 해석도 나옵니다.
탄핵 정국으로 금융당국과 검찰의 압박이 분산된다 하더라도 내외부 분위기는 임 회장에게 불리하게 돌아갈 것으로 보입니다. 금융위원장 출신인 임 회장도 윤석열정부 출범 이후 민간 금융지주 가운데 유일하게 관료 출신 낙하산이라는 지적을 받고 있습니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정권 교체기와 CEO 임기 만료가 맞물릴 경우 공석으로 두는 경우가 비일비재했다"며 "만약 탄핵이 가결되고 조기 대선으로 정국이 흐른다면 임기 만료후 공석인 상태가 유지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지난 9월30일 금융위원장 주재 금융지주회장 간담회에서 조용병 전국은행연합회 회장,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 함영주 하나금융지주 회장 등이 참석한 모습. (사진= 뉴시스)
문성주 기자 moonsj7092@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의중 금융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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