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5년 01월 9일 17:37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보험업계서 법인보험대리점(GA) 존재감이 계속 커지고 있다. 원수 보험사 회계가 IFRS17으로 바뀐 뒤 핵심인 '신계약 확보' 업무를 맡으면서 더욱 부각되는 모습이다. GA 소속 설계사 수부터 원수사 영업 채널 내 비중, 자체 수익구조 등 전반적인 측면에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추가적인 성장 여력도 긍정적이다. 이와 동시에 금융사로서 책임감이 커져 부담도 따르는 상황이다. <IB토마토>는 강화된 GA 역할과 성장 현황, 규제 향방 등에 대해 종합적으로 알아본다.(편집자주)
[IB토마토 황양택 기자] 법인보험대리점(GA) 업계는 시장 규모나 영업 채널 영향력 등이 커지면서 각종 규제에 대한 압박이 거센 상황이다. 원수 보험사에 적용하는 규제 수준을 GA에도 적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GA 입장에선 책임 부담 확대와 그로 인한 성장 둔화 우려가 따른다. 적정한 수준의 규제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판매 여건 자율성과 보유계약의 질적 개선 사이 간극을 줄여나가는 것이 과제다.
'1200%룰' GA 소속까지 확대…협회는 '반발'
9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중 GA 보험 판매수수료 개편안이 최종 확정될 예정이다. 이는 금융당국이 지난해 12월 제5차 보험걔혁회의에서 발표한 것으로, 보험 판매수수료 분급을 확대하는 것이 골자다.
(사진=금융감독원)
본래 원수 보험사와 GA 사이에는 1200%룰이 적용되고 있다. 초년도 모집수수료가 월납보험료의 12배를 넘지 않도록 제한한 규제다. 과도한 사업비 집행과 판매 경쟁을 예방하기 위한 차원에서 지난 2021년 마련됐다.
신계약 1차연도에 1200% 수준으로 판매수수료를 지급하고, 제한이 풀리는 2차연도에 나머지(유지·관리 수수료)를 몰아주는 방식이다. 이 부분을 많게는 7차연도까지 넓혀 분할로 지급하라는 것이 이번 대책이다. 또한 1200%룰 적용 범위도 GA와 GA 소속 설계사까지 확대한다. 설계사가 계약을 중장기적으로 관리할 유인을 높이겠단 것이다.
GA의 판매수수료 정보 공개 의무도 강화한다. 보험 소비자의 합리적인 선택을 위한다는 명분에서다. 보험가입을 권유할 때 요율 정보를 안내표에 반영하고, 판매 채널이나 상품군에 따른 상세 요율 정보를 공시하는 방식이다.
다만 GA 입장에서는 기존보다 재무부담이나 판매책임이 커질 수 있다. 이번 조치가 적용될 경우 자금 운용을 장기적으로 확대해야 하고, 불완전 판매도 더 철저히 관리해야 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쏟는 비용도 추가적으로 늘어나게 된다.
GA 운영비 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실질적 대안이라기보단 규제만 강화한 것이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특히 중소형 GA의 경우 경영상 어려움이 커질 수 있다. 현재 운영비 내 큰 비중을 선급 수수료로 해결하고 있기 때문이다. 보험GA협회서는 이러한 문제를 고려해 더 충분한 논의와 유예기간 부여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사진=연합뉴스)
내부통제 개선 등 압박…“판매 여건과 신뢰도 살펴야”
금융당국은 보험 상품 불완전 판매 개선을 위해 GA 업계에 대한 건전성 관리 요구 수준을 계속 높이고 있다. 원수 보험사 대비 상대적으로 미흡한 내부통제 체계를 개선하는 방향이다.
대형 GA 가운데 소속 설계사가 500명 이상인 경우 영업조직과 준법감시인, 이사회 등 세 가지 단계로 이어지는 내부통제 자율 점검이 있으며, 매년 1회 시행한다. 설계사 1000명 이상 GA는 독립적 업무 수행을 위한 준법감시인 지원 조직을 의무적으로 설치해야 한다. 준법감시인 자격 요건 등도 원수 보험사 수준으로 강화했다.
이 외에도 보험개혁회의에서는 GA 책임성 제고를 위해 ▲GA 운영위험 관련 감독체계 강화 ▲GA 판매책임 감화 ▲GA 제재의 실효성 제고 ▲GA 위탁에 따른 보험사 운영위험 감독체계 강화 등 네 가지 부문을 중점적으로 다루며 논의해 왔다.
보험 상품 판매책임에 대한 법제 관련해서도 위탁자인 원수 보험사의 관리책임을 강화해야 하는지, 혹은 업무수탁자이자 판매자인 GA의 책임을 높여야 하는지에 대한 논의도 지속되고 있다. 현재는 1차 책임이 원수 보험사에 있다고 본다. 상품 제조와 판매가 분리된 새로운 환경에 맞게 적합한 수준의 책임 규제가 요구된다.
보험연구원 한 관계자는 <IB토마토>에 “GA가 각종 규제 강화로 현재보다 주의해서 영업을 하다 보면 판매 여건 자체가 나빠질 수도 있다”라면서도 “한편으론 소비자 신뢰도가 높아지면 영업이 개선되는 측면도 있기 때문에 두 가지 요소를 종합적으로 살펴봐야 한다”라고 말했다.
황양택 기자 hyt@etomato.com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