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각 삼각형의 두 직각변 a, b를 각각 한 변으로 하는 정사각형 면적의 합은 빗변 c를 한 변으로 정사각형의 면적과 같습니다.”
중국의 고전 수학책인 ‘주비산경’에 이어 고대 이집트의 직각삼각형 건축이 있었지만 해당 법칙을 체계적으로 정리한 사람은 탈레스의 수제자인 피타고라스입니다.
그리스 수학자로 피타고라스의 정리는 직각삼각형의 빗변의 길이의 제곱이 나머지 두 변의 제곱의 합과 왜 같은지를 설명하고 있죠. 무수히 많은 옛 수학자들 중 유명한 것이 유클리드의 ‘증명’입니다.
특히 ‘삼각형 내각의 합 180도’라는 수학 공리(Axiom)는 자명한 이치로 통합니다. 증명 없이 공공연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이론의 상식과도 같죠.
때문에 유클리드 기하학원론은 만물의 근원이 수라는 것을 증명하기 보단 참으로 간주하고 삼각형의 합동 조건, 이등변삼각형 등에서의 정의(Definition)를 따지지 않죠.
온통 수치화로 펼쳐진 우리나라의 경제지표도 그럴까요. 최근 수출, 경상수지 등 경제 부진의 책임을 따진 어느 의원의 '입벌구' 발언을 듣고 있자니 그렇지 않은가 봅니다.
부적절한 비속어이자, 품격이 떨어지는 언행인 건 맞습니다. 하지만 ‘입만 열면 세계경제 탓만 하는데 이것은 국민 기만’이라는 포인트에서 공감이 가는 것도 사실입니다.
최근 본지가 추경호 경제팀의 1년을 평가하면서 암울함만 남긴 '경제지표'를 다룬 바 있습니다.
경상수지·재정수지 마이너스 기록의 '쌍둥이 적자' 우려와 7개월째 내리막을 걷고 있는 수출 현황, 근원 고물가, 뒷걸음질 치고 있는 청년층의 노동시장 동향 등이 대표적입니다.
이 중 기획재정부 한 관료라는 분이 말하길 잘 한 것도 있는데 국민에게 잘못된 정보를 주고 있다며 따져 물었습니다. 그 중 하나가 청년 취업자 감소 영향이 인구 감소요인으로 인한 현상이라는 점을 내세웠습니다.
예컨대 지난 4월 청년층의 인수 감소 동향을 보면 청년층 인구(843만명)는 18만명 줄었고 청년층 취업자(388만명)는 13만7000명 줄었습니다. 겉으로 드러나 보이는 모양새로는 18만명 줄었으니 취업자 감소는 자연현상일 수 있습니다.
과연 그럴까요. 지난해 같은 4월 기준을 보면 861만명의 청년층 인구 중 청년층 취업자(401만명)는 18만6000명 급증했습니다. 지난해 4월 청년층 인구가 19만7000명이나 줄었는데 청년층 취업자 증가를 무엇으로 설명해야할까요.
더욱이 지난 정부에서도 비슷한 유형을 다룰 때 인구 감소 요인에 대한 적극적 피드백도 하지 않던 기재부가 말이죠. 각종 경제지표 중 취업자 증감률은 경제침체 여부 판단에 대표성이 짙은 지표입니다.
인구 감소 여부를 배제한 청년층 고용률로만 따지면 3.1%포인트 상승에서 올해 4월 -0.6%포인트로 추락했습니다.
국민에게 잘못된 정보는 누가 주고 있는 걸까요. 언론에 인구 감소요인 탓이라고 둘러대는 기재부 고위 관료의 언행을 듣고 있자니 기가막힐 뿐입니다.
해당 관료의 말대로라면 41개월째 인구가 줄고 있는 대한민국 경제의 앞날을 그냥 좌시할 수 밖에 없겠습니다. 무너진 경제 앞에 인구 감소 탓만 하면 그만이니깐요.
전 정부나 대외적 요인보다 현 정부의 책임이 크다고 지적한 그날의 '입벌구' 발언이 정쟁적 이슈로만 치부할 문제가 아니라는 점은 새겨들어야 '진중금언' 아닐까요.
이규하 경제부장 judi@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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