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IB&피플)이선호 벤처박스 대표이사
NGO·기술지주·창투사·서울시 창업센터 거쳐 벤처박스 설립
대학교와의 긴밀한 협력으로 '학생 창업'에 팔 걷어
3개의 모태펀드 포함해 13개 펀드 운용…올해 외형성장 '주력'
2025-01-20 06:00:00 2025-01-20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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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토마토 권성중 기자] 지난해에 이어 2025년도 엑셀러레이터(AC)와 스타트업에 힘겨운 한 해가 될 전망이다. LP(유한책임투자자)를 통한 투자금 확보는 물론, 스타트업의 신시장 개척에도 녹록지 않은 환경이 계속되고 있다.
 
이러한 어려움 속에서도 국내 주요 대학교들과의 긴밀한 관계를 바탕으로 '학생 창업'을 적극적으로 돕고 있는 AC가 있다. 바로 '국내 벤처투자 1세대'로 불리는 이선호 대표가 2017년에 설립한 벤처박스다. <IB토마토>는 이선호 벤처박스 대표이사를 만나 국내 스타트업 투자 시장에 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이선호 벤처박스 대표이사.(사진=IB토마토)
 
다음은 이선호 대표와의 일문일답이다.
 
-벤처박스 설립 이전에는 어떤 일들을 해왔나.
△대학교에서 행정학을 전공한 뒤 국제옥수수재단(ICF)라는 시민단체에서 일했고, 이후 2000년대부터 창업 분야에 몸담았다. 광운대학교의 창업보육센터에서 매니저로서 2000년대 초반 스타트업들의 창업을 도왔다. 
경희대학교기술지주와 컨설팅 기업, 창업투자사를 거쳐 서울시가 운영하는 ‘아스피린센터’와 서울창업디딤터에 몸담았다. 이후 2017년 현재의 벤처박스를 설립했다.
 
-엑셀러레이터(AC)로서 벤처박스의 투자 전략은 무엇인가.
△스타트업에 대한 벤처박스의 기본적인 투자 개념은 ‘거미줄 모형’이다. 스타트업들이 서로 멘토가 될 수 있는 구조다. 벤처박스가 투자한 스타트업들이 성장하면 다른 스타트업에 공동 투자를 진행하고, 해당 기업의 멘토 역할을 하는 방식이다. 
벤처박스는 사업계획·투자·수출·인증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을 ‘벤처박스 파트너’로 위촉하고 있다. 성장 가능성이 높은 스타트업을 발굴·추천하고, 투자 연계와 스타트업 육성을 모두 맡는 비상근 전문가다. 파트너가 성공 가능성 높은 스타트업을 추천하면 벤처박스와 공동으로 기업활동(IR)을 맡고, 투자를 진행하는 방식이다. 이러한 과정을 거쳐 엑시트(투자금 회수)한다면 파트너와 이익을 공유한다. 
서울시 아스피린센터 재직 당시 스타트업 멘토링 과정에서 얻게 된 아이디어다. 다수의 스타트업들과 각계 전문가들이 모인 자리에서 1대 1 멘토링을 진행하다 보면 당사자가 아닌 기업들도 해당 멘토링을 간접적으로 경험하고, 영향을 받는 것을 목격했다. 다만 사업 초기 목표치만큼의 파트너를 아직 충분히 위촉하진 못했다.
 
-국내 주요 대학교들과의 협약 사례가 많다. 구체적으로 어떤 방식으로 협력하고 있는가.
△연세대학교, 서강대학교, 한양대학교, 동국대학교, 서울과학기술대학교, 원광대학교 등 많은 학교들과 협력 관계에 있다. 실제로 현재 벤처박스가 운영 중인 펀드를 통해 ‘학생 창업’을 주로 지원한다. 
대표적으로 원광대학교와의 협력으로 전북지역의 엔젤투자자들의 지역 스타트업 육성을 주선한 사례가 있다. 또 한국공학대학교, 서울과학기술대학교, 충북대학교 기술지주 등과 함께 스타트업 투자도 진행하고 있다.
 
-벤처박스의 주요 투자 사례를 소개해달라.
△‘긱워커 매칭 서비스’를 제공하는 이지태스크에는 벤처박스와 서울과학기술대학교, 충북대학교가 투자를 진행했다. 임시직, 계약직, 프리랜서 등의 고용형태를 가진 근로자를 긱워커라고 일컫는데, 이들을 최신 트렌드 조사, PPT 작성, 견적조사 등 기업·연구현장에서 꼭 필요하지만 중요도는 떨어지는 업무에 매칭시키는 서비스다. 이지태스크는 뉴스럴, 마이카운슬러, 퍼센트와 같은 스타트업을 고객사로 확보하고 있다. 
인공지능(AI) 기반 글로벌 아티스트 투자 플랫폼 ‘예투’를 개발·운영 중인 에버트레져도 대표적인 사례다. 지난 2023년 4월 설립된 신생 스타트업이다. 에버트레져를 설립한 조영린 대표는 중국은행에서 외환딜러, 자금운용담당을 거쳐 미국에서 FX마진 트레이딩 업무를 경험한 변호사다. 이후 엔터테인먼트 산업에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작품 판매를 통한 수익창출이 어려운 현재 예술 시장의 한계 극복을 위해 회사를 설립했다. 
정션메드는 시니어와 가족, 기관을 이어주는 플랫폼 ‘케어봄’을 운영하고 있다. 케어봄은 시니어 이용자가 입력한 건강 상태와 건강 목표가 가족과 공유되고, 가족은 응원이나 더 높은 목표치 제시 등으로 상호작용하며 실시간 건강 모니터링과 함께 건강관리에 대한 동기부여가 되는 앱이다. 의료진과 연계해 전문성도 확보했다. 정션메드는 지난해 중소벤처기업부의 기술창업 지원 프로그램인 팁스(TIPS)에 선정되기도 했다.
 
-벤처박스는 올해로 창립 8년차가 됐다. 어떤 목표를 갖고 있는가.
△현재 벤처박스가 운용 중인 펀드는 모태펀드와 투자조합 등 총 14개다. 이 중 3개의 모태펀드를 운용하면서 최근 AC업계의 어려운 업황을 잘 헤쳐나가고 있다. 
올해 AC업계와 스타트업 시장은 더욱 어려워질 것으로 예측된다. 벤처박스 만의 경쟁력과 파트너 시스템 등을 활성화하기 위해선 AC로서의 외형 성장이 필수적이다. 특히 LP들의 출자를 이끌어내기 어려워졌지만, 새로운 출자자를 발굴하고 정부의 벤처투자 사업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해 투자금을 확보할 계획이다.
 
권성중 기자 kwon88@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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