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2기)플랫폼법 무역충돌 빌미 우려
플랫폼법 시동 거는 한국…구글·애플도 사정권 안
무역충돌 빌미 우려…"플랫폼 규제 쉽지 않을 가능성"
EU DMA 제재도 재검토 가능성 제기되기도
2025-01-20 16:14:19 2025-01-20 16:14:19
[뉴스토마토 이지은 기자]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이 국내 플랫폼 법안 추진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란 관측이 나옵니다. 플랫폼 규제 법안은 빅테크 견제를 전제하고 있는 반면, 트럼프 2기 행정부는 자국 우선주의를 앞세울 것이 자명해 보이는 까닭입니다. 한미 간 무역 충돌 빌미가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옵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해부터 구글, 애플 등 플랫폼의 독과점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공정거래법 개정안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9월 사전지정제도를 빼는 대신 임시 중지 명령을 도입해 신속한 피해 구제를 도모하는 플랫폼법을 발표했습니다. 일정 기준을 만족하는 지배적 사업자의 자사우대·끼워팔기·멀티호밍 제한·최혜대우 요구 등 4대 반경쟁 행위를 규율하는 내용입니다. 공정위는 1개 회사 시장 점유율 60% 이상·이용자수 1000만명 이상이거나, 3개 이하 회사 시장 점유율 85% 이상·각 사별 이용자수 2000만명 이상인 경우를 지배적 사업자로 규정하고, 사후 추정하겠다고 했습니다. 공정위는 올해 주요업무 추진계획을 발표하면서 시장 영향력이 압도적인 거대 독과점 플랫폼의 반경쟁행위를 신속히 차단하기 위한 공정거래법 개정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민주당은 대형 플랫폼을 사전에 지정해 규제해야 한다는 내용의 온라인 플랫폼 공정화법(온플법)을 발의한 바 있습니다. 온라인플랫폼 사업자와 입점업체 간 거래 관계의 투명성과 공정성을 확보해 우위적 관계에 따른 갑질 행위를 규제하는 것을 중심으로 하는데요. 온플법을 당론으로 추진하는 것도 거론됩니다. 
 
유튜브 이용 모습. (사진=뉴스토마토)
 
하지만 트럼프 행정부 출범으로 이 같은 국내 기조가 달라질지 주목됩니다. 공정위의 사후 규제대상에는 네이버(NAVER(035420)), 카카오(035720)뿐 아니라 구글, 메타 등이, 온플법 영향권 안에는 구글, 애플 등이 포함됩니다. 미국 입장에서는 미국 기업에 대한 제재로 인식될 수 있는데요. 자국 우선주의를 내세우고 있는 트럼프 정부 기조와 정면 대치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앞선 트럼프 1기 때의 사례를 감안하면 트럼프 행정부는 향후 관세를 무기로 강력한 자국 보호주의를 주창할 가능성이 큽니다. 
 
전성민 가천대 경영학부 교수는 "트럼프 정부는 아메리카 퍼스트, 기업의 자유를 강조하고 있다"며 "정부도 이러한 분위기를 역행할 수 없을 텐데, 플랫폼 규제가 쉽지 않을 수 있다"고 내다봤습니다.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유럽연합(EU)도 지난해 3월부터 시행된 빅테크 규제법 디지털시장법(DMA)에 따른 제재가 쉽지 않을 것이란 견해도 나오는데요.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EU집행위원회가 DMA에 따라 구글과 애플이 자사 애플리케이션(앱) 스토어에 유리하도록 영업하는지, 메타의 페이스북이 광고에 개인정보를 사용하는지 등을 조사해온 것을 재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다만 EU 경쟁수장은 최근 미국 빅테크 기업을 대상으로 진행 중인 조사가 트럼프 취임으로 차질을 빚는 일은 없을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이지은 기자 jieune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나볏 테크지식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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